<Typhoon Soulik 2018.8.21> |
당장 미팅시간에 늦게 되고, 현장은 현장대로 호우에 대비하느라 고생들 하신다.
모진 풍파에 허를 찔린 우리 현장들도 안타깝다.
집중 호우에 번개도 치고 난리난리인 이런 와중에도 비가 쏟아지는 퇴근길에 저 비를 다 맞으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비가 내리면 20년 전 한강에서 비 흠뻑 맞고 좋다고 다녔던 기억이 떠오른다. 친구와 한강변에서 소주도 한잔 했지. 나름 진지했던 당시의 대화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때의 장면은 꽤 선명하게 머리속에 남아있다. 비를 맞고 택시를 탔다가 기사님한테 혼났던 철없는 시절. 민폐는 분명한데 그게 나한테 낭만일 수 있는 기억.
이런 기억이 힐링에 도움이 된다. 비 때문에 어수선한 상황과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해결할 자신을 먼저 추스리게 해준다. 힘든 상황에도 슬쩍 웃을 수 있는 기억 한 조각에 힘이 난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나의 베프는 '내부 에너지를 풀어내기 때문'이라고 정의해준다.
늘 그렇듯 이런 치유의 경험을 건축을 통해서도 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찾게된다.
기억을 되살려 주는 공간 경험.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