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럼디앤피 | 류지원 ] 포럼디앤피와의 연결-얇은 실로 묶여있다고 생각했는데 꽤 단단한 밧줄로 매여져 있었다

포럼디앤피와의 연결

얇은 실로 묶여있다고 생각했는데 꽤 단단한 밧줄로 매여져 있었다

< 작업중인 류지원과 양푸른누리, 20191004, 사진 이인기 >

나와 포럼디앤피와의 인연은 어디서부터 시작했을까? 생각해보니 올해 5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졸업작품 준비에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 학년 마지막 학기였다. 수업 중 김규환 교수님께서 나를 연구실로 부르신다. 여름방학 실습 때문이다. 그 때 처음으로 포럼디앤피를 소개 받았다. 사실 그 때는 가고 싶던 회사가 따로 있어서 교수님께 말씀을 드릴려고 했었는데 내가 얘기도 꺼내기도 전에 교수님께서는 "너가 가라" 하고 쐐기(?)를 박아버린 것이다. 이미 회사에도 내 얘기를 꽤 하신 것 같기도 했다. 살짝 우스운 얘기를 하자면 교수님은 나에게 포럼에 대한 설명만 해주시고는 정작 회사명을 말씀해 주시질 않으셨다. 실습을 하는 것만 정해지고 회사 이름은 모르고 며칠을 지냈다. 어디를 가는지도 모른 채 실습한다는 사실에만 들떠있던 것이다.

그렇게 5월을 보내고 6월이 되었다.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졸업작품 전시회도 왔다. 며칠 밤을 새고도 시간이 모자라서 전시회 전날에도 학교에서 밤을 샜다. 온 몸이 피곤에 찌들었다. 겨우 작품을 전시장까지 옮기고 작업을 정리하고 개막식 전까지 씻고 오러 집으로 가던 중이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MDF가루와 먼지를 뒤집어 쓴 상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김규환 교수님이 서 계셨다. 난생 처음 뵙는 분과 함께. 그 분이 이인기 대표님이셨다. 교수님은 피곤에 찌든 나를 붙잡고 대표님께 인사를 시켜주셨고 나는 당시 피곤과 졸음을 참지 못해서 눈은 풀려 있고 말도 제대로 못했다. 이런 모습으로 인사를 드려도 되나 싶었다. 추레한 모습이 창피해서 자리를 뜨고싶을 뿐이었다. 대표님과의 첫만남은 그러했다. 대화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잠깐 인사만 한 정도. 대표님은 그때의 나를 어떻게 생각하셨을지 조금 궁금하기도 하다.

실습 시작은 7월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게 첫 출근 전날 너무 긴장해서 잠을 설쳤다. 심지어 미팅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카페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실습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회사에서 나의 아키캐드 응용 능력을 인정해 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 학교를 벗어나 사회로 한 발짝 나가는게 버겁게 느껴졌다.

내가 느꼈던 포럼디앤피는 모든 과정을 하나 하나 공유하고 팀원들과 생각을 맞춰가는 과정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나한테는 가장 적응하기 힘든 점이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조별과제라고 해도 다른 팀원이 A부분을 맡으면 나는 B부분을 한다는 식으로 진행했지, 서로가 A+B를 함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바로 이 곳의 강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포럼디앤피의 팀워크, 진정한 동료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느꼈다.

방학 실습을 마치면서 2학기에도 현장실습을 계속할 지 여부를 정하는데, 나에게도 그 선택의 시기가 왔다. 나는 애초에 2학기 실습은 절대 하지 않고 무조건 학교를 다니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마지막 학기를 학교에서 보내고 싶었고 졸업작품을 망쳤다고 생각하니 설계수업을 한 번이라도 더 듣고 싶다는 변명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가 2학기 실습을 선택한 이유는 김지윤 소장님, 이인기 대표님, 그리고 양푸른누리 매니저님이 주신 믿음 때문이다. 실습 마지막주에 대표님과 라운지에서 짧게 대화를 나누면서 내게 매우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하시면서 '같이 해봅시다.' 라고 말씀하셨다. 그 한마디에 1년동안 가졌던 결심이 무너지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네'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2019년 10월 10일
실습생 류지원

(20191011.rev.ik)
류지원 | 2019년 7월에 1차실습을 마치고 9월부터 2차실습중인 건축전공생이다. 재학중 아키캐드 기반의 설계를 지속적으로 습득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BIM환경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포럼디앤피에서 발휘하기 위한 기회를 찾는 중이다. 나는 팀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을 계속하면서도 자신의 성장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포럼디앤피의 실습프로그램을 차근차근 따르면서도 기존 팀원들의 활동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포럼디앤피 | OOO 는, 한 팀이 되어 활동하는 포럼디앤피 팀원들이 쌓아가는 다양한 기록이다. 건축가의 태도 중 자신의 관점을 가지는 것은 모든 설계의 출발점이다. 다양한 입장에서 사안을 관찰하고 서술하며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것이 설계자의 기본이다. 그래서 팀원들의 생각을 기록하고 나누는 것은 팀을 풍요롭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주)포럼디앤피 | 2008년 세 명의 건축가가 설립한 (주)포럼디앤피는, 아키테라피라는 건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사회에 필요한 건축의 혜택을 탐구하고 실천했으며, 양질의 건축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역량을 갖추고 있다. 마스터플랜, 주거, 종교, 의료, 복지, 상업, 문화시설 분야에서 작업했고, 현재는 건축건설사업의 전과정인 기획-설계-건설-운영이라는 프로세스의 리더로서 건축가를 정의하고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건축과 스마트시티라는 분야에서 특화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 연구 및 상업용도 활용시 출처를 밝히고 사용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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