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가 이인기의 설계수업 ] 스마트시티-변화하는 도시체계의 이해-"스마트시티는 게임이 아니다"

이 글은 2018년 대학원에서 강의한 건축설계론 내용 중 <도시&건축 사용자의 이해>에 기초하고 있으며, "변화하는 환경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고유한 언어를 각자의 분야에서 실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연구의 일환이다. 이 내용은 일반인들에게 건축분야의 변화와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보다 건강한 발주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왜냐하면 양질의 건축은 점차 '갑과 을'이라는 수동적인 계약관계를 넘어서, 프로젝트의 이해관계자인 '발주자-설계자-시공자"가 각자의 역량을 갖추었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는 게임이 아니다

스마트시티는 게임이 아니다

나는 매일 '스마트시티'에 관한 뉴스피드(RSS)를 이메일로 구독한다. 얼마나 많은 기사가 쏟아지는지 당장이라도 신청해보면 알 수 있다.  이 많은 소식들 중에서 적절한 정보를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공기관 혹은 공기업의 때만 되면 반복하는 이벤트성 뉴스는 늘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2018년 4월. 한국도시주택공사(LH)는 정부의 스마트시티 정책이 나오기가 무섭게 일반인 대상의 공모전을 준비한다. 위에 있는 포스터의 링크를 누르면 당시 공모전 페이지로 연결된다. 
"왜 이러는 걸까?"

도시계획 및 건축가로서 그리고 건강한 관점을 가진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 고등교육분야에서 활동하는 교육자로서, 이런 식의 공모전을 통한 이벤트는 서두르지 않으면 좋겠다. 

"스마트시티란, 시민들의 눈에 띄지 않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고, 디지털건축은 컴퓨팅이 숨으면 숨을수록 고유한 건축의 가치가 나오기 마련이다."
혁신적인 기술개념이 나오면 늘 도시와 건축은 정부의 슬로건과 대기업의 기반시설비즈니스으 희생물이 됐다. 그러한 면에서 스마트시티가 주목받는 지금은 도시와 건축을 제대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기술환경과 사회적인식이 갖추어지고 있는 시대환경과 맞물린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그러니 이렇게 부산을 떨다가는 같은 실수를 반복 할 것이다. 

수업시간에 나는 '스마트시티'와 '디지털건축'이라는 환경변화를, 각자가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에 맞는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주관적인 의견을 스스로 정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스마트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도시'라는 본질만 남을 것이고, '디지털'이라는 일시적 용어도 없어지고 '건축'에 대해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제시한다.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단어'자체에 휩쓸리면, 그러한 개념이 등장하게 된 이면의 배경을 모르기 일쑤고, 마치 함께 하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날듯이 허둥지둥 하기 마련이다. 마치, 벌집만 보면 정신 못차리고 뛰어다니는 곰돌이 푸처럼. 

최근 스마트시티를 대하는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의 모양새가 그렇다. 몸이 달아 올랐다. 급기야는, 외국게임을 들고 나와서는 스마트시티를 이루겠다고 국민들에게 이벤트를 벌이기 시작했다. 무슨 배경으로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질문해야 한다. 

국토연구원에서는 30년 전에 미국의 게임회사가 개발한 심시티를 가지고 온 적이 있었고,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한국주택공사(LH)는 3년전에 출시한 시티즈스카이라인을 이용해서 도시를 제안해보라고 한다. 


< Source : Cities: Skylines | Let's Build an Inverted Tiered City >

둘 다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지만 이것들을 스마트시티란 연결시키겠다니, 게임회사가 개발하는 라이브러리로 조물거리다보면, 도시를 바라보는 창작력도 그 수준에 머무른다. 

서두르지 말자. 그것도 국민세금가지고. 모든 일에는 절차가 있다. 아무도 뭐라고 안한다. 지금은 그런 시대다.


[ 관련주제 ] 스마트시티, 변화하는 도시체계의 이해
[ 관련자료 ]

2018년 4월 12일
건축가 이인기



건축가 이인기 | (주)포럼디앤피 공동설립자로서, 한국과 프랑스에서 수학하며 건축가의 언어를 실현하는 설계방법 및 건축환경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다. 특히 합리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대적인 변화속에서 건축가가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계속하면서, 실무프로젝트와 더불어 대학원 수업 및 외부강연을 통해 발주자-설계자-시공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건축을 바라보는 건강한 관점과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주)포럼디앤피 | 2008년 세 명의 건축가가 설립한 (주)포럼디앤피는, 아키테라피라는 건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사회에 필요한 건축의 혜택을 탐구하고 실천했으며, 양질의 건축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역량을 갖추고 있다. 마스터플랜, 주거, 종교, 의료, 복지, 상업, 문화시설 분야에서 작업했고, 현재는 건축건설사업의 전과정인 기획-설계-건설-운영이라는 프로세스의 리더로서 건축가를 정의하고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건축과 스마트시티라는 분야에서 특화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 연구 및 상업용도 활용시 출처를 밝히고 사용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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