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가의 관점 ] 스마트시티-프로세스부터 시뮬레이션하자

이 글은 2018년 대학원에서 강의한 건축설계론 내용 중 <도시&건축 사용자의 이해>에 기초하고 있으며, "변화하는 환경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고유한 언어를 각자의 분야에서 실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연구의 일환이다. 이 내용은 일반인들에게 건축분야의 변화와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보다 건강한 발주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왜냐하면 양질의 건축은 점차 '갑과 을'이라는 수동적인 계약관계를 넘어서, 프로젝트의 이해관계자인 '발주자-설계자-시공자"가 각자의 역량을 갖추었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Smart City)? 프로세스부터 시뮬레이션하자

'말과 글'로 지을 수 없는 도시의 속성


< 세계 최고 스마트시티 5년내 조성…세종ㆍ부산 시범운영 / 연합뉴스TV (YonhapnewsTV) >


“세계 최고”의 스마트시티 “5년 내 조성”을 하겠다는 말이 2018년임에도 등장했다.

스마트시티의 개념과, 구조, 그리고 조성프로세스를 알고 있다면 이런 선언을 쉽게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주제로 대학원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지금, 이런 류의 뉴스는 잘못된 정보를 확산하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

가히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것처럼 보이고 국가는 그 요란함의 한 복판에 서 있다. 쏟아지는 용어들을 글자로 읽고 나면 주저없이 정부는 국책사업의 근거가 될 정책자료를 쏟아내기 바쁘다.

이러한 성급한 선언(宣言)은 자칫 허언(虛言)이 되기 싶다. 이러한 말잔치가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도 쏟아질 때는 정책 담당자가 근거로 삼는 자료를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

프로세스를 무시한 도시정책들은 우리가 살아갈 앞으로의 도시역사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개개인의 삶의 수준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

도시와 건축은 '말과 글'과는 그 차원이 다르다. 답답하다고 몇 배속을 고속으로 돌리거나 게임처럼 몇 시간만에 수십년을 보내보는 속도조절 가능한 온라인 게임이 아니다.

그러니 5년 내에 해내야 겠다는 의지보다는, 5년 이면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지 제대로 시뮬레이션부터 할 것을 추천한다.

'잘 살아보세'와 같은 70년대 새마을운동과 같은 속 빈 선언으로는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갈 수 없다. 결국 실행에 옮겨서 하나 둘씩 지어내야 하는 것이 도시이기 때문이다.

[ 관련주제 ] 스마트시티, 변화하는 도시체계의 이해
[ 관련자료 ]


2018년 4월 24일
건축가 이인기



건축가 이인기 | (주)포럼디앤피 공동설립자로서, 한국과 프랑스에서 수학하며 건축가의 언어를 실현하는 설계방법 및 건축환경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다. 특히 합리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대적인 변화속에서 건축가가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계속하면서, 실무프로젝트와 더불어 대학원 수업 및 외부강연을 통해 발주자-설계자-시공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건축을 바라보는 건강한 관점과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주)포럼디앤피 | 2008년 세 명의 건축가가 설립한 (주)포럼디앤피는, 아키테라피라는 건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사회에 필요한 건축의 혜택을 탐구하고 실천했으며, 양질의 건축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역량을 갖추고 있다. 마스터플랜, 주거, 종교, 의료, 복지, 상업, 문화시설 분야에서 작업했고, 현재는 건축건설사업의 전과정인 기획-설계-건설-운영이라는 프로세스의 리더로서 건축가를 정의하고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건축과 스마트시티라는 분야에서 특화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 연구 및 상업용도 활용시 출처를 밝히고 사용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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