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럼디앤피 | 연구부 ] ToDo_Data Collection-아카이브(Archive)는 건축의 시작이다

< FORUM Archive 초기 개념도, 2000년 >

아카이브(Archive)는 건축의 시작이다

"뒤적거리지 말고 검색해라"

뒤적거리다 우연히 찾고, 있는 자료 또 찾고, 있어도 못 찾고, 찾아줘도 안 쓰고, 갖고 있는 사람 쓰는 사람 따로 있고, 할 때 마다 새롭고, 사라져도 모르고, 30분이면 끝날 자료조사를 하루종일 하고 있지는 않나요?
건축이란 기본적으로 체계적인 작업인데 이런 작업방식은 이제 그만할 필요가 있다. 이런 습관이 생기면 건물도 그렇게 지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습관이 만들어지는 학생때 이와 같은 자료수집과 체계에 익숙해지는 것은 여러가지로 창작을 여유롭게 하는 동력이다.

드디어 건축아카이브 1단계인 디지털저장소 통합수집을 완결했다.

시간적으로는 1993~2018년, 공간적으로는 한국-프랑스-미국, 형태로는 문서-사진-영상-실물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작업은 우리에게는 고유한 디지털 도서관을 짓는 과정이다. 틈틈이 진행하다가, 일정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 약 6개월간은 프로젝트로 규정하고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왜 아카이브가 필요할까?

프랑스 박사준비과정인 DEA 학위논문을 위한 논문주제 세미나에 한 학기 동안 참여했다. 그 중 지금도 큰 영향을 주는 장면이 "논문주제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Le sujet du mémoire ne se tombe pas du ciel)"라는 말을 교수님께서 하시는 때였다. 당시 나는 논문주제를 학생설계과제 아이디어 떠올리듯이 생각만 하다보니 좀처럼 의미있는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던 시기다. 그래서 논문주제 속성에 관한 이 말을 되내여 봤는지도 모르겠다.

좋은 주제란? 갑작스런 영감이 아니라 축적된 자료의 관찰과 탐구를 기본으로 개인의 새로운 관점과 질문에서 창작된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다. 너무나 상식적인 말이지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문장은 아니었을까?

연구가 아닌 건축프로젝트에서도 앞서 말한 태도는 창작의 과정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스스로를 던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우리가 수행한 지난 프로젝트들이 어떠한 자산을 배경으로 설계에 반영됐는지를 되짚어 보면 어느정도 확신이 선다.

건축
가의 현재 작업 수준은, 활동을 통해 축적한 과거의 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의 폭과 이해의 깊이에 따라 좌우된다.
그래서 나는 건축팀에 필요한 체계적인 자료구축에 노력을 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더 많은 단계가 남아있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지금의 아카이브 체계만으로도 웬만한 조직과는 차별화 된 환경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획일화된 체계가 아니라 건축가의 창작환경에 특화된 고유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참고
2018년 6월 27일
(updated 20230530)
건축가 이인기

건축가 이인기 | (주)포럼디앤피 공동설립자로서, 한국과 프랑스에서 수학하며 건축가의 언어를 실현하는 설계방법 및 건축환경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다. 특히 합리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대적인 변화속에서 건축가가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계속하면서, 실무프로젝트와 더불어 대학원 수업 및 외부강연을 통해 발주자-설계자-시공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건축을 바라보는 건강한 관점과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주)포럼디앤피 | 2008년 세 명의 건축가가 설립한 (주)포럼디앤피는, 아키테라피라는 건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사회에 필요한 건축의 혜택을 탐구하고 실천했으며, 양질의 건축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역량을 갖추고 있다. 마스터플랜, 주거, 종교, 의료, 복지, 상업, 문화시설 분야에서 작업했고, 현재는 건축건설사업의 전과정인 기획-설계-건설-운영이라는 프로세스의 리더로서 건축가를 정의하고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건축과 스마트시티라는 분야에서 특화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 연구 및 상업용도 활용시 출처를 밝히고 사용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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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1. Merci. J'espère que tu apprends l'attitude de l'architecte à travers le travail. C'est ce que je veux do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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