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럼디앤피 | 실행부 ] ToDo_Design for Consumption-상업시설-인테리어-연남동 비주얼-10cm를 찾아서


이사 전 확인,
이사 후 확인,
철거 전 확인,
철거 후 확인.


< 현장 점검 >
이미 시작된 프로젝트는 머뭇거릴 틈 없이 진행 속도를 맞출 수 밖에 없으므로 시작 전에 하는 최종 확인이 중요하다. 일정규모 이상의 현장엔 3D스캐닝을 해서 보다 더 체계적으로 현장 파악을 하고 시작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현장은 규모의 특성도 있고, 연남동 '감성'에 집중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한다.

기획단계에서 전 용도로 사용하고 있을 때부터도 개략적인 크기를 확인하고 현장 상태를 검토하고, 사용하던 집기를 빼내었을 때에도 실측을 하고 설비를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제대로 된 철거. 천장, 벽, 바닥 마감을 들어내고, 하나하나 확인한다. 수차례의 확인을 거치면서 계획은 점점 구체화되어간다. 이미 계획안은 결정된 상태. 추석이 지나야 본격적으로 시공을 하게 되겠지만 추석을 앞두고 철거를 서둘렀다. 다 비운 상태에서 다시 보게 되면 초기의 생각과 다른 부분을 발견하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 철거 시작 >
철거가 되고 잠시 추석연휴 찬스를 획득한 현장, 아무 것도 없는 먼지 뽀얗게 내린 빈 공간에서 작은 스툴에 걸터 앉아 계획했던 공간을 상상한다.



아, 10cm가 부족하다!

아무리 3차원 계획을 하고, 다각도로 시뮬레이션을 했어도, 
실제 공간에서 건축가의 직감을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계획했던 천장 높이에서 딱 10cm만 더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좁은 공간이기에 이미 많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적용해왔지만, 이 약간을 더 궁리하면 훨씬 더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곳에서 힘을 좀 더 빼더라도 10cm만 더 찾자. 

설비 공사비를 높이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법도 한데, 
이미 꽉꽉 밀어 넣은 내역서 합계를 넘길 수는 없으니 고민에 빠진다. 
이 약간을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두고두고 느낌을 축적해갈 장소의 성격이 정해지므로.
이 것 하나로 더 좋아질 수 있다면 
방법을 찾아봐야지.

설계하는 이유.

10cm 고민에 빠져 있는데
"꽃집여자, 보석집남자 그리고 두 건축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풍경"
이라며, 매장 전면에 설치한 현수막을 읽는 미래의 고객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고객이 10월에 다시 발걸음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2018년 9월 22일
건축가 김지윤
facebook : jiyun.kim.7923



( 연구 및 상업용도 활용시 출처를 밝히고 사용하기 바랍니다)
--------------------------------------------------
FORUM D&P | Archi-Therapy & Architecture-Technology since 2008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