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럼디앤피 | 김지윤 ] 건축의 혜택 | 기억을 통한 치유

2018년 대한민국을 강타할 첫 태풍 솔릭에 대비하라는 재난문자가 이어지고, 내가 사는 집은 물론, 여기저기 건축현장에 대한 걱정으로 긴장하다가... 그렇게 긴장만 하다가 솔릭은 맥을 못추고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Typhoon Soulik 2018.8.21>
태풍이 지나갔으니 이제 며칠간은 날씨가 좋으리란 기대로 지내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집중 호우에 무시무시한 진동알람과 함께 재난문자가 날아온다.
당장 미팅시간에 늦게 되고, 현장은 현장대로 호우에 대비하느라 고생들 하신다.
모진 풍파에 허를 찔린 우리 현장들도 안타깝다.



집중 호우에 번개도 치고 난리난리인 이런 와중에도 비가 쏟아지는 퇴근길에 저 비를 다 맞으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비가 내리면 20년 전 한강에서 비 흠뻑 맞고 좋다고 다녔던 기억이 떠오른다. 친구와 한강변에서 소주도 한잔 했지. 나름 진지했던 당시의 대화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때의 장면은 꽤 선명하게 머리속에 남아있다. 비를 맞고 택시를 탔다가 기사님한테 혼났던 철없는 시절. 민폐는 분명한데 그게 나한테 낭만일 수 있는 기억.



이런 기억이 힐링에 도움이 된다. 비 때문에 어수선한 상황과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해결할 자신을 먼저 추스리게 해준다. 힘든 상황에도 슬쩍 웃을 수 있는 기억 한 조각에 힘이 난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나의 베프는 '내부 에너지를 풀어내기 때문'이라고 정의해준다.

늘 그렇듯 이런 치유의 경험을 건축을 통해서도 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찾게된다. 
기억을 되살려 주는 공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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