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가 이인기의 설계수업 ] 공장건축-공장은 과연 껍데기일까?

이 글은 2018년 대학원에서 강의한 건축설계론 내용 중 <도시&건축 사용자의 이해>에 기초하고 있으며, "변화하는 환경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고유한 언어를 각자의 분야에서 실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연구의 일환이다. 이 내용은 일반인들에게 건축분야의 변화와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보다 건강한 발주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왜냐하면 양질의 건축은 점차 '갑과 을'이라는 수동적인 계약관계를 넘어서, 프로젝트의 이해관계자인 '발주자-설계자-시공자"가 각자의 역량을 갖추었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Factory = Optimized Process
"from Manufacturing Space to Technology-Driven Thinkcentre"
Unit | Plant Facilities

공장건축이 왜 껍데기일까?

여러 용도의 건축물을 지어나가다 보면, 유독 공장건물은 대수롭지 않게 짓는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대다수의 공장들은 공간기획과 설계는 물론이고 공사내역도 확인하지 않고 부랴부랴 시공부터 하겠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공장을 많이 지어봤다는 시공사를 섭외하고 공장설비 레이아웃을 그대로 받아서 개략적인 규모를 산정해서 견적을 내고는 허가만 내주는 설계사무소를 통해 진행한다. 어떤 경우에는 아예 설비납품업체가 설계와 시공까지 다 해준다고도 하는 수준이다.

물론 하루라도 빨리 공장설비를 가동해서 매출을 일으키고 싶겠지만, 공장시설은 난이도는 높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건축규모가 크기 때문에 전체 사업비가 높기 마련이다. 그리고 다른 시설에 비해 시설 사용자인 근로자들이 작업환경을 돌아볼 여력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지어만 놓으면 그럭저럭 쓰는 곳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때문에 공장전문업체들은 제조환경의 최적화보다는 시공성에 치중하기 마련이고 발주처도 그러한 방식에 익숙해 있다. 건축가 또는 설계자가 없는 건축물 중 하나가 바로 공장시설이 된 것이다. 일부 설계자들도 공장은 생산설비에 맞춰서 껍데기만 만들어 주면 된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는 그리고 엄청난 가격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은 우리가 생각하듯이 대수롭지 않은 시설인가? 공장은 설비가 사람에 우선하는 곳인가? 이런 질문들을 계속하고 있다.

제조시설의 목표는 제품이 끝인가?

우리는 공장을 전문적으로 짓는 건축가들이 아니다. 공간을 통한 치유라는 철학을 다양한 용도의 건물에서 실현하고 있으며 그 대상이 공장시설인 경우가 있다.

그간의 작업을 하면서 우리팀이 내린 정의는 공장건축이란 제품(Product)의 핵심가치를 정의하고 이를 만들기 위한 프로세스(Process)를 이해한 뒤 제조(Manufacturing)환경을 건축을 통해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공장을 짓더라도 실제 그 장소는 온전한 사무공간과 독립된 제조공간으로 구성되는 온전한 건축공간일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특정한 제품을 또는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라고 하면 그 공장은 핵심제품이 지닌 가치를 생산함으로서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곳이다. 중요한 것은 생산하는 제품은 시장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변화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변화에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업환경과 이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작업환경을 놓쳐서는 안된다. 결국 환경속에서 사람들이 그 변화를 이끌어 가는 것 아닌가? 우리팀이 건물을 짓는 기업의 활동을 경영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최근 건축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일례로 사옥건축 역시 과거에 비해 치장을 위한 장식보다는 기업의 본질적 변화를 외부로 표현하고 내부로는 구성원의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변하고 있다. 분당의 NHN 그린팩토리, 제주도의 다음플레이스, 최근 용산에 건축된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기업의 도메인과는 무관하게 문화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한 기업들의 사례로 거론되기도 한다. 제조시설 역시 단순하게 공장을 짓는 것에서 점차 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건축을 통해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우리팀이 공장시설 작업을 시작하면서 상당한 시간을 해당 기업의 제조프로세스와 제품을 이해하고 정의내리는데 투자하는 것은, 그 기업이 건축을 통해 스스로 자신들의 가치가 납품해야 할 부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그 제품이 사용될 도메인에서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자각해서 보다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공장건축/산업단지/업무공간/기업환경/프로젝트관리/설계/건설관리/BIM
2019.4.2.
(주)포럼디앤피 건축가 이인기
프랑스국가공인건축사 DPLG
facebook : leeinki1

[ 관련 작업 ]

SMR KOREA 연구개발센터 리모델링 (2019)

< BIM기반 설계를 활용한 건물 시뮬레이션 영상 >
< 외부 리모델링 시물레이션 이미지 >
< 외부 리모델링 시물레이션 이미지 >

INJECTA 본사 및 공장 신축 (2016)

< BIM기반 설계를 활용한 건물 시뮬레이션 영상 >


< 완공 후 외관 >
< 완공 후 업무공간 내부 >
< 완공 후 업무공간 내부 >

< 클린룸 >

뉴칼레도니아 광산채굴공장 (2013)

< 컨테이너 모듈로 구성된 공장시설 >

< 컨테이너 모듈로 구성된 공장시설 >
< 컨테이너 모듈로 구성된 공장시설 >

FITI R&D Center-SD (2013)

< 시설 이미지 >

모리타니아 제약공장 신축 (2012)

< 공장단지계획 이미지 >
< 공장단지계획 모형 >
< 공장단지계획 모형 >




건축가 이인기 | (주)포럼디앤피 공동설립자로서, 한국과 프랑스에서 수학하며 건축가의 언어를 실현하는 설계방법 및 건축환경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다. 특히 합리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대적인 변화속에서 건축가가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계속하면서, 실무프로젝트와 더불어 대학원 수업 및 외부강연을 통해 발주자-설계자-시공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건축을 바라보는 건강한 관점과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주)포럼디앤피 | 2008년 세 명의 건축가가 설립한 (주)포럼디앤피는, 아키테라피라는 건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사회에 필요한 건축의 혜택을 탐구하고 실천했으며, 양질의 건축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역량을 갖추고 있다. 마스터플랜, 주거, 종교, 의료, 복지, 상업, 문화시설 분야에서 작업했고, 현재는 건축건설사업의 전과정인 기획-설계-건설-운영이라는 프로세스의 리더로서 건축가를 정의하고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건축과 스마트시티라는 분야에서 특화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 연구 및 상업용도 활용시 출처를 밝히고 사용하기 바랍니다)
--------------------------------------------------
FORUM D&P | Archi-Therapy & Architecture-Technology since 2008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