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ORUM Tracing ] 설득과 이해 - 건축가의 태도-1/2

'아키테라피(Archi-Therapy)'는 "건축을 통한 치유"라는 의미이며, 포럼디앤피 건축가들의 활동중심이 되는 건축철학이다. 이는 건축이, 결과로서 조성된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갖게 될 감정이 각자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도록 하는 것을 설계하는 것임과 동시에, 건축과정을 만들어가는 다양한 역할의 사람들에게 삶을 치유하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지향점을 갖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건축적 경험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건강한 건축환경에서 양질의 건축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설득과 이해-건축가의 태도

"스스로 결정하게 하다"  

건축은 설득의 과정일까?

설득하는게 너무 어려워요! 제 말을 못알아 들어요!
이 글은 그동안의 프로젝트를 통해 체득한 건축분야에 대한 관찰의 결과이다. 특히 정해진 답이 없는 건축작업을 하다 보면 이와 같은 말들을 많이 듣는다. 그들(발주처-설계자-시공자)이 한 말을 찬찬이 살펴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이는 바로 얘기하는 사람의 입장. 즉 서 있는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관점의 차이를 우선순위에서 놓고 있기 때문이다.
제가 이해를 잘 못하나 봐요! 아~이제야 이해가 됐어요! 
이런 말을 자주 해 봤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설득과 이해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기초적인 수준으로 두 단어의 차이를 살펴보자. 설득(說得;persuasion)이란,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이라고 사전에 정의돼 있으며, 이해(理解;Understanding)란,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 또는 "깨달아 앎. 잘 알아서 받아들임"이라고 한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이는 누가 정보를 해석하는 주체인가에 있다. 설득이란 내가 가진 정보의 가치를 상대에게 제공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과정이고, 이해란 상대가 스스로 역량껏 받아들인 정보를 해석하고 내린 판단이 내가 의도한 것과 맞는 것이다.

건축프로젝트란, 수많은 정보속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관점과 판단들이 쌓여서 진행된다. 특히 구상-설계-시공-운영 중 설계단계의 정보는 대부분 개인의 기호와 관련된 '주관적'인 것들이다.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법정사항을 제외하면, 사업정의, 부지해석, 요구에 맞는 공간구상, 형상 및 재료 등은 창작자의 주관적 정보들로서, 서로의 생각속에 있던 추상적인 것들을 눈으로 구체화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관점의 차이를 겪는 것이다.

서로의 배경지식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일일이 설득한다는 것은, 결국 창작의 질을 평준화시키는 결과를 나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팀은 "설득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건축프로젝트의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업무의 목적과 프로세스를 관찰해 왔다.

건축을 '발주와 용역'이라는 틀에 가두어두게 되면, 건축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인 "건축을 통한 변화'라는 것을 잊기 마련이다. 용역을 잘 하기 위해 생산자인 설계자는 통상적으로 알려진 납품목록에 충실할 것이고, 발주자는 납품결과가 자신의 사업에 적정한지의 판단도 없이 확인하는데 급급할 것이다.

그래서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는 적합한 수준의 정보와 전달 방법을 설계하는 것이 건축가에게는 매우 유익한 태도이다. 

건축가의 역할 중 하나는, 프로젝트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의 요구와 역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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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 ]



2019년 5월 12일
건축가 이인기



건축가 이인기 | (주)포럼디앤피 공동설립자로서, 한국과 프랑스에서 수학하며 건축가의 언어를 실현하는 설계방법 및 건축환경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다. 특히 합리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대적인 변화속에서 건축가가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계속하면서, 실무프로젝트와 더불어 대학원 수업 및 외부강연을 통해 발주자-설계자-시공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건축을 바라보는 건강한 관점과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주)포럼디앤피 | 2008년 세 명의 건축가가 설립한 (주)포럼디앤피는, 아키테라피라는 건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사회에 필요한 건축의 혜택을 탐구하고 실천했으며, 양질의 건축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역량을 갖추고 있다. 마스터플랜, 주거, 종교, 의료, 복지, 상업, 문화시설 분야에서 작업했고, 현재는 건축건설사업의 전과정인 기획-설계-건설-운영이라는 프로세스의 리더로서 건축가를 정의하고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건축과 스마트시티라는 분야에서 특화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 연구 및 상업용도 활용시 출처를 밝히고 사용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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